독서錄

[Book] 변신, 프란츠 카프카

콩내 2014. 5. 11. 20:48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은 아주 유명한 소설이예요.

실제로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고, 영어공부용으로 영어로 번안된 단편 영어소설로도 많이 읽히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영어로 읽은건 아니구요.


이 책은 특이해요. 러브 크레프트 소설처럼요. 사실 러브 크레프트와 프란츠 카프카는 공통점이 많죠. 다른점도 많지만 괴기스럽다는 면에선 비슷한 것 같아요. 프란츠 카프카는 약혼을 많이 했지만 결혼한적이 없고, 반면 러브크레프트는... 그냥 인간과의 관계가 힘들었던 걸로 보여지지만요..


어렸을 때 이책에 관해 짧은 글을 본적이 있었어요. 

주인공인 그레고르가 곤충으로 변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어린 저는 메뚜기나 사마귀 종류의 껑충껑충 뛰는 곤충들을 생각을 했어요. 그 땐 혐오스럽지 않았는데 지금 이 소설을 읽어보니깐 그 곤충이 바퀴벌레더라구요.. 너무 자세한 묘사때문에 역겹기도 하고, 묘사를 읽어 내려가다보니 결국엔 그 묘사부분만 속독으로 읽었답니다. 여러개의 가는 다리라던지 갈색이라던지 더듬이라던지... 천장을 기어다니면서 이상한 체액을 분비하는 부분에선 점점 힘들어 지더라구요. 



어느날 밤 그레고르는 악몽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자신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깨닳습니다. 일을 가야하는데 옆에 있는 시계를 보니 6시가 넘은 시각이예요. 평소 5시기차를 타서 출근하던 그레고르는 놀라서 일어나려고 하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평소와 다른 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그레고르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여러개의 가는 다리들이 버둥거릴뿐이었어요. 걱정된 가족들이 그레고르 방 문 밖에서 시간을 상기시켜 주면서 출근을 종용합니다. 그 가족들에게 유일한 수입원은 그레고르이기 때문이예요. 특히 그 날은 회사 감독관이 집에 찾아와서 무단 출근한 그레고르에게 경고를 합니다. 마음이 급해진 그레고르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서 사람처럼 서서 방 밖을 나가보지만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당황하게 됩니다. 그레고르보다 가족들, 감독관이 더 당황했죠. 사람몸집의 바퀴벌레가 넓적한 갈색 몸을 사람처럼 서서 방문을 열었으니깐요. 어머니는 쓰러지고 여동생은 방에 들어가 울고, 감독관은 도망가고, 아버진 몽둥이로 그레고르를 때려 다시 방 안으로 쫓았어요. 여동생이 그동안 식사를 가져다 주고 청소도 해 주었지만 그건 잠시뿐.. 점점 돈에 대해 걱정하게 되고, 그레고르를 돌봐주는 것에 한계를 느낍니다.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걱정이기때문에 주인공 그레고르가 불쌍한데 한편으론 가족들도 이해가 가요. 

이쯤에서 결말이 어떻게 날지 생각해봤는데요. 

첫번째는 이 모든게 악몽이었던 것이고 그레고르는 다시 꿈에 깨어나서 정상생활을 하게 된다는 결말, 

두번째는 바퀴벌레인 그레고르가 집을 떠난다는 결말, 

세번째는 그레고르가 정신병에 걸려서 자기가 바퀴벌레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결말

이렇게 여러가지 생각해 봤는데요. 


진짜 결말은 그레고르가 바퀴벌레로 아무 관심과 돌봄을 못 받고 결국 영양부족과 가족들 폭력으로 인해 죽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아버지는 여동생이 다 컷다는 것을 느끼고 새 짝을 찾아줘야지 결심합니다. 그리고 온 가족이 새 미래를 그리면서 피크닉을 가는 것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주인공이 처음부터 고생을 많이 하는 이런 소설은 대개 해피엔딩으로 끝날거라고 생각했는데 결말도 현실적으로 끝났습니다. 

왜 그레고르가 바퀴벌레로 변신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레고르는 바퀴벌레로 삶을 끝내게 되요. 

그리고 가족들은 잠시 슬퍼하고 그레고르가 없는 삶을 다행으로 여기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바퀴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장애로 소외받는 분들을 닮은것 같아 보여요. 

하지만 제가 여동생이었다면 이 소설과 똑같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그레고르는 가족을 부양하느라 그동안 고생을 했지만 이제 부양받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리고르를 구박하고 소외시킵니다. 


어떤 분들은 타성적인 샐러리맨 그레고르가 변신을 통해 실존적으로 변해간다는 해석을 하셨고,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에서 조차 자기 존재를 정립하는데 실패한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 생각해서 이런 의미를 굳이 부여하고 싶진 않습니다. 


참고로 특촬물 가면라이더의 모티브가 이 <변신>이라고 합니다. 



예전엔 왜 곤충같이 눈이 생겼을까 생각했었는데 지금 이 이야기를 들으니깐 납득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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